여러분은… 사주팔자라는 것을 아십니까?
저는 모릅니다
그냥 그런 걸 잘 안믿거든요 사주 볼 돈으로 차라리 치킨사먹고말지 뭐 그런 파입니다
이하로는 사주팔자덕분에 저에게 일어난 아름답고도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나:식단을 하게 됐어
난 앞으로 과자사탕케이크시럽음료 아무것도 먹지못해
친구들:왜?
나:어머니가 내 사주를 봤어
친구들:?
때는 아무튼 4월 중후반
사주를 믿지 않는 저에 비해 어머니는 사주나 미신 등 오컬트를 제법 신뢰하고 계시는 편입니다
부적같은 것도 가끔씩 받고 그러시더군요
끔찍하게 맹신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좋아져요~ 정도이니 제가 신경쓰고 다닐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갑자기 카톡으로 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시더군요
어디다가 쓸 진 모르겠는데 어머니 부탁이고 하니 냅다 증명사진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제 이불을 바꾸러 새로 사셨습니다

해지긴 했는데 잘 쓰고있는 이불을 갑자기 바꿔서 이유를 물어보니 어머니가 사주를 봐주신 분에게 혼이 났다고 합니다
잘 될 아이에게 왜이렇게 못해줬냐고
원석을 썩혀두고 있다고
뭐…… 사실 이렇게 된 데는 대충 짐작이 가긴 했던게
제가 지금 알바를 하며 이력서를 넣는 취준생이 된 것에 비해 동생은 모종의 이유로 취직을 바로 해서 (저도 취뽀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으나 부모님의 조언으로 그 기회를 걷어찼습니다) 다소 조바심이 나셨던 것이겠거니
그저께 찻집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등학생 때 수학학원에 가고싶다고 말을 꺼냈는데 당시 집안 여건 때문에 보내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대학생 때 기숙사를 가는 걸로 입시하는 동생에게 방을 양보해 개인 방이 없었다 (기숙사가 아니라 본가에 있을 땐 거실 소파에서 잤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을 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온종일 지켜보며 간병했다
뭐 아무튼 여기까진 그러려니 싶죠
이거저거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지금에서야 잘해주실려는 마음에 저도 갑자기 엄마사랑단이 되어버릴뻔했는데
이제 다음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갑자기 다이어트 한약을 지어주겠다고 하신거죠
사촌언니가 먹고 있는 곳을 소개받아서 여차저차 가게 됐습니다
저는 비만이긴 한데
일단 날씬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없고요……
애초에 비만인에게 살 빼라고 하는 것도 안좋아하는 편입니다
개말라로 살아가는 것보단 맛있는 거 먹으면서 적당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통통체형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저에게 잘해주고 싶다는데 뭐 어쩌겠어요
저는 그냥 별 거 없고 한약만 먹으면 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약을 지으러 같이 가게 됩니다
일단 효도…… 같은 것도 하고 싶었고……
그게 실수였는지 행운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대충 건강을 간단하게 검진한 결과
한약사님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네는 건강한 살찐이로군
술은 마시지 않는 건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면 빼는 게 좋지않겠나?
그냥 술의 알코올이 맛이 없어서 술을 안못마시는 나:머쓱;
뭐 약사입장에선 한약팔아야하니 당연한거겠죠
그래서 이제 약을 지어주겠다며 하는 말이 정말 가관입니다
앞으로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세요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하세요
밥은 반공기만 먹고
밀가루 줄이는게 좋고
저녁은 무조건 샐러드만 드시고
샐러드 드레싱도 마요네즈 들어간 무거운거 안되고 오리엔탈이랑 발사믹 같은 것만
과자 케이크 음료 당 일체 드시면 안되고요
하루에 한시간씩 운동하시고요
이정도면 한약때문에 살빠지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어… 어처구니가 없음! 아무리생각해도 이거면 한약 아니더라도 그냥 살이 빠짐!
근데 일단 하라고 하니까 하긴 했어요
제 트친이면 지난 한달동안 비교적 새벽엔 자고있고 저녁마다 샐러드를 먹으며 드레싱없이 풀먹는 트친들을 염소로 의심하는 절 보셨을듯

아침밥과 점심밥은 다소 멀쩡하게 먹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도 저의 소울푸드인 햄버거는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까지 빼앗기면 저는 너무너무 슬펐겠죠
견과류도 샐러드랑 같이 먹어도 되는 정도의 소량은 오케이라길래 간식으로는 해바라기씨 (꽈즈) 조금씩 까먹었습니다
한약이 포만감이 들게 하고 식욕억제를 해주는 효과 기타등등이 있긴 했는데 바이럴은 아니고…… 보통 사람이라면 샐러드를 끼니로 먹거나 과자나 음료 덜 마시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거라거 생각해요
결국 이렇게 한 달 동안 살았던 건 제 의지니까
아무튼 저렇게 한 달 동안 지낸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피부가 제법 깨끗해짐
그러게나 말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긴 한데 피부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으시다면 최소한 간식류라도 절제보시는거 추천

대충 이런 느낌같습니다
- 한 달 동안 7kg 감량
이게 제일 중요하긴 한데
살이 빠지긴 하더군요
제가 워낙 퉁퉁이로 살았던 건지 식단이 워낙 중요하긴 한건지 체중 감량되는게 하루이틀마다 눈에 보여서 신기했습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역시 체중감량은 운동보다 식단인가……
- 매일 운동해서 체력이 아주아주아주조금 늘었음
저는 아주 유명한 체력최저최악낮음이였는데 최저최악낮음에서 최저낮음정도로 상향되었습니다
한 운동은 별 거 없고 하루에 한 시간씩 워킹/파워워킹 번갈아 했습니다
다만 과체중~평범 언저리의 분에게 운동은 몰라도 식단은 이렇게까지…… 는 그닥 추천을 안드리고 싶은 것이
사람이 진짜 공허해집니다
저는 모종의 이유로 먹는 것보다 즐겁고 기쁜 것이 존재해서 그럭저럭 할 수 있었는데 먹는 게 너무너무 좋다 나는 이거 없으면 죽어 그리고 나는 멀쩡하게 건강해 뭐 이런거면 하다가 성격 너무 나빠질 것 같아요
체중도 가벼워지고 멘탈도 가벼워짐
저속노화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강하게 살아가고 계시는걸까요; 이게 제일 놀랍습니다
아무튼 한 달 동안 하다보니 지금은 좀 익숙해져서 가족이 저 빼고 맛있는 거 시켜먹어도 존나 등때린뒤에 냄새만 맡고 갑니다
자 이제
제가 식단을 하면서 공허함을 버틴 방법이란……
여러분은 여자를 아십니까?
그랑블루 판타지는 주인공 성별을 여성으로 설정해도 여캐가 데이트신청, 구혼, 주인공을 사랑함, 그런 설정을 유지시켜 주었는데요

저는 요즘 이 여자(인간이 아님, 사랑을 몰랐는데 내가 알려주었다고 함, 공식피셜 반려라고 함, 저분 아버지가 나보고 장인이라 불러도 된다고 함)로 뇌를 지지고 있어서
식단을 하고 채소를 먹어도 성격이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공식에서 여자에게 키스받았거든요
너무나도 행복한 나날인게 틀림없습니다
힘들때마다 게임 켜서 여자 몇 번 보면 행복해짐
여러분도 꼭 좋아하는 게임캐릭터와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이따가 또 샐러드 먹어야하는데 힘내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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